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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출퇴근 산재인정범위 확대"
번호 69 작성자 정책 작성일 2016-11-28 조회 1213
첨부파일 헌재_출퇴근산재인정범위확대(0).pdf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등 사업주의 지배관리 아래 출퇴근하다가 발생한 사고만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제1항제1호다목은 헌법에 위반된다
사건번호 : 헌재 2014헌바254
선고일자 : 2016-09-29
  【요 지】
  ▣ 사건개요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전기기사로 근무하던 청구인은 2011.11.11.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다가 넘어지면서 버스 뒷바퀴에 왼손이 깔려 왼손 둘째, 셋째 손가락이 부러지는 상처를 입었다. 청구인은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정한 요양급여를 신청하였으나, 근로복지공단은 2011.12.14. 청구인이 입은 부상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요양불승인처분을 하였다.
  청구인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요양불승인처분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그 소송 계속 중 위 처분의 근거가 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제1항제1호다목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기각되었다. 이에 청구인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제1항제1호다목과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29조가 헌법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결정 요지
  산업재해보상보험법(다음부터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37조제1항제1호다목(다음부터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은 근로자가 사업주 지배관리 아래 출퇴근하던 중 발생한 사고로 부상 등이 발생한 경우만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있다.
  도보나 자기 소유 교통수단 또는 대중교통수단 등을 이용하여 출퇴근하는 산재보험 가입 근로자(다음부터 ‘비혜택근로자’라 한다)는 사업주가 제공하거나 그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출퇴근하는 산재보험 가입 근로자(다음부터 ‘혜택근로자’라 한다)와 같은 근로자인데도 사업주의 지배관리 아래 있다고 볼 수 없는 통상적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하던 중에 발생한 재해(다음부터 ‘통상의 출퇴근 재해’라 한다)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점에서 차별취급이 존재한다.
  오늘날 산재보험제도는 산업재해로부터 피재근로자와 그 가족의 생활을 보장하는 기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근로자의 출퇴근 행위는 업무의 전 단계로서 업무와 밀접·불가분의 관계에 있고, 사실상 사업주가 정한 출퇴근 시각과 근무지에 기속된다. 대법원은 출장행위 중 발생한 재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는데, 이러한 출장행위도 이동방법이나 경로 선택이 근로자에게 맡겨져 있다는 점에서 통상의 출퇴근 행위와 다를 바가 없다. 통상의 출퇴근 재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여 근로자를 보호해 주는 것이 산재보험의 생활보장적 성격에 부합한다.
  사업장의 규모나 재정여건의 부족 또는 사업주의 일방적 의사나 개인 사정 등으로 출퇴근용 차량을 제공받지 못하거나 그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지원받지 못하는 비혜택근로자는 비록 산재보험에 가입되어 있다 하더라도 출퇴근 재해에 대하여 보상을 받을 수 없는데, 이러한 차별을 정당화할 수 있는 합리적 근거를 찾을 수 없다.
  국제노동기구(ILO)는 1964년 제121호 ‘업무상 상해 급부 협약’에서 통상의 출퇴근 재해를 산업재해에 포함하도록 권고하였다. 독일이나 프랑스 등에서는 오래전부터 통상의 출퇴근 재해를 산업재해의 한 유형으로 인정하여 근로자를 보호하고 있으며, 일본도 노동자재해보상보험법에서 통상의 출퇴근 재해에 대하여 보상하는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다.
  통상의 출퇴근 재해를 산재보험법상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경우 산재보험 재정상황이 악화되거나 사업주 부담 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이는 보상이 가능한 출퇴근 재해의 범위를 합리적 경로와 방법에 따른 출퇴근행위 중 발생한 재해로 한정하는 방법 등을 통해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반면에 통상의 출퇴근 중 재해를 입은 비혜택근로자는 가해자를 상대로 불법행위 책임을 물어도 대부분 입증의 어려움 등으로 충분한 구제를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고, 심판대상조항으로 초래되는 비혜택근로자와 그 가족의 정신적·신체적 혹은 경제적 불이익은 매우 중대하다.
  심판대상조항은 합리적 이유 없이 비혜택근로자에게 경제적 불이익을 주어 자의적으로 차별하는 것이므로, 헌법상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다만 심판대상조항을 단순위헌으로 선고하는 경우 출퇴근 재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는 최소한의 법적 근거마저도 상실되는 부당한 법적 공백상태와 혼란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하고 2017.12.31.을 시한으로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있을 때까지 계속 적용을 명한다.
  ▶ 반대의견(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서기석, 재판관 조용호)
  심판대상조항이 사업주의 지배관리가 미치지 않고 업무 그 자체로도 볼 수 없는 통상의 출퇴근 중 발생한 재해를 업무상 재해의 범위에서 제외한 것은 산재보험의 목적과 성격, 업무상 재해의 법리에 비추어 볼 때 당연하다. 비혜택근로자가 출퇴근 재해에 대하여 산재보험법상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불이익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불이익은 개별 사업장의 근로조건 및 복지수준 등의 차이에서 오는 불가피한 결과일 뿐이고, 심판대상조항 자체의 위헌적인 요소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비혜택근로자의 보호를 위하여 통상의 출퇴근 재해를 업무상 재해에 포함하는 것이 바람직하더라도 이것은 국가가 앞으로 산재보험의 재정상황, 사업주와 근로자의 사회적 합의, 전체적인 사회보장의 수준 등을 고려하여 단계적으로 입법을 통하여 해결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타당한 방안이다.
  출퇴근행위의 경우 출퇴근 방법과 경로 선택이 근로자에게 유보되어 있기 때문에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보기 어렵지만, 출장의 경우는 사업주의 구체적인 지시·명령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업무 관련성을 인정하는 데 무리가 없고, 출장의 경우에도 사업주의 지시위반, 사적 행위, 정상경로 이탈 등의 사유가 있으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지 않는 것이므로, 양자를 구별하여 보상하는 것은 타당하다.
  헌법재판소가 심판대상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밝힌 것이 불과 3년 전이다.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를 헌법재판 테두리 안으로 다시 끌어와 이전보다 엄격히 판단해야 할 정도로 헌법현실이 급변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고, 달리 새롭게 해석할 필요성도 찾을 수 없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심판대상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선례의 판단을 섣불리 변경할 것은 아니다.
  ▶ 법정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재판관 안창호)
  최근 우리사회의 경제력 집중과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그에 따른 국가 공동체의 통합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기초한 자유민주주의 그리고 자유와 창의, 적정한 소득의 분배와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바탕으로 한 시장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헌법재판소가 사회보장제도 관련 영역에서 헌법재판을 통해 위와 같은 사회갈등의 요소를 완화하는 입법을 유도함으로써 사회통합에 이바지할 방법을 고민한바, 사회보장제도와 관련하여 심사강도 강화 등 기본권 보장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때가 되었다고 판단된다.
  국가의 인적·물적 자원의 한계로 재원투입의 우선순위나 재원부담의 주체 등에 관한 대립과 갈등을 조정하여 사회보장과 사회복지를 사회통합의 기제(機制)로 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정치의 역할과 책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헌법이 모든 국민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선언하면서 인간다운 생활을 할 국민의 권리를 규정하고 사회보장과 사회복지의 증진에 관한 국가의 의무를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는 이상, 그 규범력의 확보와 관철을 통한 충실한 국민의 기본권 보장은 헌법재판의 몫이 될 수 있다.
  현대사회에서 노사갈등, 계층갈등, 세대갈등, 남녀갈등, 이념갈등, 지역갈등이 심화·확대되고 세분화·고정화되면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 그리고 행복이 심각하게 위협받는 상황에서는, 헌법재판소가 사회보장영역에서 인간의 존엄에 상응하는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질적인 생활’의 유지에 필요한 급부의 의미와 내용을 확대하거나 이에 대한 위헌심사의 강도와 밀도를 높여 사회적 기본권의 보장을 강화하고 실질화하여 계층 간 격차와 갈등을 줄여감으로써 사회통합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산업사회에서 산업재해 위험으로부터 근로자의 안전과 생존의 보장은 사회보장·사회복지의 증진을 위한 국가의무의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우리 헌법 제32조와 제34조는, 사회보장수급권이 국가재정 및 사회적 부담능력의 한계라는 가능성의 유보 아래 법률에 의해 보장된다고 하더라도 산업재해로 ‘인간의 존엄에 상응하는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질적인 생활’에 위협을 받거나 이와 밀접하게 연관된 국민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보호조치가 이루어져야 함을 요청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산재보험수급권과 관련된 영역에서의 평등심사에 있어 그 심사강도를 좀 더 강화된 수준으로 높일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한편 비혜택근로자는 출퇴근 재해로 인한 산재보험수급권에 있어 단지 구체적 입법에 의한 권리의 형성이 유보되어 있을 뿐 잠재적으로 재산권성이 인정되는 공법상의 지위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에서 혜택근로자와 비혜택근로자 사이의 차별에 대해 평등심사를 함에 있어 이러한 잠재적 재산권성을 고려하여 그 심사의 강도를 좀 더 높일 필요가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위와 같은 심사강도 강화 필요성에 근거하여 이 사건을 살펴보고자 한다. 근로자의 출퇴근 재해에 대해서는 국가와 사용자의 강화된 책임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할 것이고(보호영역의 특성), 출퇴근 사고로 피해를 본 비혜택근로자에 대한 급부는 긴절하다고 할 수 있다(보호의 긴절성). 심판대상조항은 비혜택근로자에 대하여 적절하고 효과적인 보호를 위한 충분한 조치를 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며, 사회보장제도로서 산재보험제도의 본질에도 반하는 측면이 있다고 할 수 있다(보호수준의 적절성). 결국, 심판대상조항이 혜택근로자와 비혜택근로자를 차별하는 것에 헌법상 허용될 만한 정당하고 충분한 이유가 없다고 할 것이다.
  
  ▣ 결정의 의의
  헌법재판소는 종전 결정에서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등 사업주의 지배관리 아래 출퇴근하다가 발생한 사고만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는 심판대상조항이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다(헌재 2013. 9. 26. 2011헌바271; 헌재 2013. 9. 26. 2012헌가16). 당시 결정에서는 심판대상조항이 통상의 출퇴근 재해를 당한 근로자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는 것이어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는 헌법불합치의견이 다수였으나, 위헌선언에 필요한 정족수 6인에 미달하여 합헌결정을 하였다. 이 사건에서는 심판대상조항이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는 데 6인의 재판관이 의견을 같이 하여 위헌 정족수를 충족함으로써 선례를 변경하게 되었다.
  이번 결정으로 심판대상조항은 내년 12월 31일까지 개정되어야 한다.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를 반영한 입법이 이루어지면 비혜택근로자가 통상의 출퇴근 재해로 말미암아 부상 등을 당한 경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을 길이 열리게 된다.
   
  
  * 헌법재판소 결정
  * 사 건 : 2014헌바254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제1항제1호다목 등 위헌소원
  * 청구인 : 김○섭
  * 당해사건 : 대구지방법원 2013구단67 요양불승인처분취소
  * 선고일 : 2016.09.29.
   
  【주 문】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07.12.14. 법률 제8694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7조제1항제1호다목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
  2. 위 법률조항은 2017.12.31.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계속 적용한다.
  3.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전기기사로 근무하던 청구인은 2011.11.11.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다가 넘어지면서 버스 뒷바퀴에 왼손이 깔려 왼손 둘째, 셋째 손가락이 부러지는 상처를 입었다. 청구인은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정한 요양급여를 신청하였으나, 근로복지공단은 2011.12.14. 청구인이 입은 부상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요양불승인처분을 하였다.
  청구인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요양불승인처분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그 소송 계속 중 처분의 근거가 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제1항제1호다목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며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청구인의 요양불승인처분 취소청구와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 청구인은 2014.6.9.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제1항제1호다목과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29조가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07.12.14. 법률 제8694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7조제1항제1호다목과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2008.6.25. 대통령령 제20875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9조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그 내용과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07.12.14. 법률 제8694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7조(업무상의 재해의 인정 기준) ① 근로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로 부상·질병 또는 장해가 발생하거나 사망하면 업무상의 재해로 본다. 다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相當因果關係)가 없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업무상 사고
  다.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이나 그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등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서 출퇴근 중 발생한 사고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2008.6.25. 대통령령 제20875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9조(출퇴근 중의 사고) 근로자가 출퇴근하던 중에 발생한 사고가 다음 각 호의 요건 모두에 해당하면 법 제37조제1항제1호다목에 따른 업무상 사고로 본다.
  1. 사업주가 출퇴근용으로 제공한 교통수단이나 사업주가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던 중에 사고가 발생하였을 것
  2. 출퇴근용으로 이용한 교통수단의 관리 또는 이용권이 근로자 측의 전속적 권한에 속하지 아니하였을 것
  [관련조항]
  ➤ 공무원연금법 시행규칙(2012.3.9. 행정안전부령 제287호로 개정된 것)
  제14조(출퇴근 중의 사고로 인한 부상 또는 사망 등) 공무원이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근·퇴근하거나 근무지에 부임(赴任) 또는 귀임(歸任)하는 중 발생한 교통사고·추락사고 또는 그 밖의 사고로 부상을 입거나 사망한 경우에는 공무상 부상 또는 사망으로 본다.
   
  3. 청구인의 주장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제1항제1호다목과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29조는 근로자가 사업주의 지배관리 아래 출퇴근하다가 발생한 사고만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있다. 이는 출퇴근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 공무상 재해를 폭넓게 인정하는 공무원에 비하여 일반 근로자를 불합리하게 차별하는 것이다. 또 사업주로부터 차량 지원 등을 받지 못하는 영세 사업장 근로자를 오히려 보호 범위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위 법률 조항과 시행령 조항은 더 많은 근로자를 보호하는 방법을 고려하지 않은 채 출퇴근 중 사고의 업무상 재해 인정 범위를 제한하고 있으므로 헌법 제34조제2항에 위배된다. 또 출퇴근 중 같은 내용의 사고를 당하였더라도 근로자의 소속과 신분에 따라 보험 적용을 달리함으로써 보험효과를 누리지 못한 근로자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
   
  4. 적법요건에 대한 판단
   
  청구인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2008.6.25. 대통령령 제20875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29조가 헌법에 위반된다고 다투고 있다. 헌법재판소법 제68조제2항에 따른 헌법소원심판청구는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가 재판의 전제가 되는 때 당사자가 위헌제청신청을 하였는데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경우 당사자가 직접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형태로 심판청구를 하는 제도이므로, 법률이 아닌 대통령령은 심판대상이 될 수 없다(헌재 2007.4.26. 2005헌바51 참조). 이 사건 심판청구 중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29조에 관한 부분은 헌법재판소법 제68조제2항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될 수 없는 대통령령에 관한 것이므로 부적법하다.
   
  5. 본안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의 쟁점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다음부터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37조제1항제1호다목(다음부터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은 근로자가 사업주의 지배관리 아래 출퇴근하던 중 발생한 사고로 부상 등이 발생한 경우만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있다. 심판대상조항이 사업주의 지배관리 아래 있다고 볼 수 없는 통상적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하던 중에 발생한 재해(다음부터 ‘통상의 출퇴근 재해’라 한다)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아니하는 것이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문제된다.
  (2)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사회보장·사회복지 증진에 노력할 국가의 의무를 게을리한 것이어서 헌법 제34조제2항에 위배되고, 산재보험에서 불평등한 결과를 가져옴으로써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는 주장도 한다. 그러나 청구인 주장의 실질적 취지는 결국 심판대상조항이 평등원칙에 위배된다는 내용과 다름없으므로 이 부분은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평등원칙 위배 여부
  (1)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2013.9.26. 2012헌가16 결정 등에서 심판대상조항이 통상의 출퇴근 재해를 산재보험법상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아니한 것은 입법자의 입법형성 한계를 벗어난 자의적 차별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 결정에서는 심판대상조항이 통상의 출퇴근 재해를 당한 근로자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는 것이어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는 헌법불합치의견이 다수였으나, 위헌선언에 필요한 정족수 6인에 미달하여 합헌결정을 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다음과 같이 심판대상조항이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는 데 6인의 재판관이 의견을 같이 하여 선례를 변경하기로 한다.
  (2) 차별취급의 존재
  도보나 자기 소유 교통수단 또는 대중교통수단 등을 이용하여 통상의 출퇴근을 하는 산재보험 가입 근로자(다음부터 ‘비혜택근로자’라 한다)는 사업주가 제공하거나 그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출퇴근하는 산재보험 가입 근로자(다음부터 ‘혜택근로자’라 한다)와 같은 근로자인데도 통상의 출퇴근 재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점에서 차별취급이 존재한다.
  (3) 차별취급에 합리성이 있는지 여부
  산재보험수급권은 이른바 ‘사회보장수급권’의 하나로서 국가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급부를 요구하는 것이지만 국가가 재정부담능력과 전체적 사회보장 수준 등을 고려하여 그 내용과 범위를 정하는 것이므로 입법부에 폭넓은 입법형성의 자유가 인정된다(헌재 2005.7.21. 2004헌바2; 헌재 2009.5.28. 2005헌바20등 참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비혜택근로자를 혜택근로자와 차별 취급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있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면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보아야 한다(헌재 2003.7.24. 2002헌바51 참조).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다음부터 ‘산재보험제도’라 한다)는 피재근로자와 그 가족의 생활을 보장하기 위하여 국가가 책임을 지는 의무보험으로, 원래 사업주의 근로기준법상 재해보상책임을 보장하기 위하여 국가가 사업주로부터 보험료를 받아 그 재원으로 사업주를 대신하여 피재근로자에게 보상해주는 제도이다(헌재 2009.5.28. 2005헌바20등 참조). 이처럼 산재보험제도는 사업주의 무과실배상책임을 전보하는 기능도 있지만, 오늘날 산업재해는 이미 개별 기업차원의 안전위생시설의 기술적 개량만으로는 방지할 수 없는 경우가 적지 않고 재해의 위험을 모두 개별 사업주에 귀속시키는 것도 불가능하게 됨에 따라, 산업재해로부터 피재근로자와 그 가족의 생활을 보장하는 기능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그런데 근로자의 출퇴근 행위는 업무의 전 단계로서 업무와 밀접·불가분의 관계에 있고, 사실상 사업주가 정한 출퇴근시각 및 근무지에 기속된다. 대법원은 출장행위 중 발생한 재해를 사업주의 지배관리 아래 발생한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있는데(대법원 2006.3.24. 선고 2005두5185 판결 참조), 이러한 출장행위도 이동방법이나 경로 선택이 근로자에게 맡겨져 있다는 점에서 통상의 출퇴근행위와 다를 바 없다. 따라서 통상의 출퇴근 중 발생한 재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여 근로자를 보호해 주는 것이 산재보험의 생활보장적 성격에 부합한다.
  심판대상조항은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이나 그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등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서 출퇴근 중 발생한 사고’만을 업무상 재해로 본다고 명시적으로 규정하여, 혜택근로자만 한정하여 보호하는 것을 명백히 밝히고 있다. 그 결과 사업장의 규모나 재정여건의 부족 또는 사업주의 일방적 의사나 개인 사정 등으로 출퇴근용 차량을 제공받지 못하거나 그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지원받지 못하는 비혜택근로자는 산재보험에 가입되어 있다 하더라도 출퇴근 재해에 대하여 보상을 받을 수 없는데, 이러한 차별을 정당화할 수 있는 합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
  국제노동기구(ILO)는 1964년 제121호 ‘업무상 상해 급부 협약’에서 통상의 출퇴근 재해를 산업재해에 포함하도록 권고하였다. 독일이나 프랑스 등에서는 오래전부터 통상의 출퇴근 재해를 산업재해의 한 유형으로 인정하여 근로자를 보호하고 있으며, 일본도 노동자재해보상보험법에서 통상의 출퇴근 재해에 대하여 보상하는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다. 이에 비하여 우리나라의 경우, 산재보험법이 1963.11.5. 제정된 이래 통상의 출퇴근 재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는 것에 대하여 논의만 있었을 뿐, 정작 입법과정에서는 제대로 반영되지 아니하여 여전히 비혜택근로자의 출퇴근 재해는 보호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통상의 출퇴근 재해를 산재보험법상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경우 산재보험의 재정상황이 악화되거나 사업주가 부담해야 하는 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① 국가가 산재보험법 제87조제1항에 따라 가해자를 상대로 적극적으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하여 구상하는 방법, ② 보상이 가능한 출퇴근 재해의 범위를 개인적 목적으로 통상의 경로를 벗어난 경우 등은 배제하고, 합리적 경로와 방법에 따른 출퇴근행위 중 발생한 재해만 보상대상으로 제한하는 방법, ③ 출퇴근의 업무 전 단계로서의 성격 및 산재보험의 사회보장적 성격에 근거하여 근로자에게도 해당 보험료의 일정 부분을 부담시키는 방법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산재보험의 재정 악화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반면에 통상의 출퇴근 중 재해를 입은 비혜택근로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불법행위 책임을 물어도 대부분 고의·과실 등 입증책임의 어려움, 엄격한 인과관계의 요구, 손해배상액의 제한, 구제기간의 장기화 등으로 충분한 구제를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가해자의 경제적 능력이나 보험가입 여부 및 가입 보험의 보장 정도 등과 같은 우연한 상황 때문에 현실적 보상의 정도가 크게 달라진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으로 초래되는 비혜택근로자와 그 가족의 정신적·신체적 혹은 경제적 불이익은 매우 중대하다.
  이상과 같이 통상의 출퇴근 재해에 대한 보상에 있어 혜택근로자와 비혜택근로자를 구별하여 취급할 합리적 근거가 없는데도, 혜택근로자의 출퇴근 재해만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는 심판대상조항은 합리적 이유 없이 비혜택근로자에게 경제적 불이익을 주어 이들을 자의적으로 차별하는 것이므로, 헌법상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4) 결론
  심판대상조항은 합리적 이유 없이 비혜택근로자를 혜택근로자와 차별하는 것이므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6. 헌법불합치결정과 잠정적용명령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 경우 헌법의 규범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원칙적으로 그 법률에 대하여 위헌결정을 하여야 하지만, 위헌결정을 통하여 법률조항을 법질서에서 제거하는 것이 법적 공백이나 혼란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위헌조항의 잠정 적용을 명하는 헌법불합치결정을 할 수 있다(헌재 2000.8.31. 97헌가12 참조). 심판대상조항의 위헌성은 사업주의 지배관리 아래 출퇴근 중 발생한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는 것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사고만으로 한정하여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는 것이 비혜택근로자를 보호하는 데 부족하고 평등원칙에 위배된다는 데 있다. 만약 심판대상조항을 단순위헌으로 선언하는 경우 출퇴근 재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는 최소한의 법적 근거마저도 상실되는 부당한 법적 공백상태와 혼란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되,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있을 때까지 잠정적용을 명하기로 한다. 입법자는 늦어도 2017.12.31.까지 개선입법을 하여야 하며, 그때까지 개선입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심판대상조항은 2018.1.1.부터 그 효력을 상실한다.
   
  7. 결론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29조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고,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하나 2017.12.31.을 시한으로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이루어질 때까지 잠정적으로 적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종래 이와 견해를 달리하여 심판대상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판시한 우리 재판소 결정들(헌재 2013.9.26. 2011헌바271; 헌재 2013.9.26. 2012헌가16)은 이 결정 취지와 저촉되는 범위 안에서 변경하기로 한다. 이 결정은 아래 8.과 같은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서기석, 재판관 조용호의 반대의견과 아래 9.와 같은 재판관 안창호의 법정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8.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서기석, 재판관 조용호의 반대의견
   
  가. 헌법재판소의 선례
  우리는 이미 헌재 2013.9.26. 2012헌가16 결정 등의 법정의견으로서, 심판대상조항이 통상의 출퇴근 재해를 산재보험법상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아니한 것은 입법자의 입법형성의 한계를 벗어난 자의적 차별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는데, 특히 ‘혜택근로자와 비혜택근로자 사이의 차별취급이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와 관련하여서는 아래와 같이 그 의견을 밝힌 바 있다.
  『(1) 산재보험제도는 원칙적으로 사업주와 근로자를 보험가입자로 하는 책임보상보험으로서 사업주가 보험료를 전액 부담하고 보험원리를 통하여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에 대한 사업주의 무과실손해배상책임을 전보하기 위한 제도이다. 이에 따라 산재보험법 제37조제1항에서는 업무 수행 중 발생한 것으로서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사고나 질병을 업무상 재해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이나 그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등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서 출퇴근 중 발생한 사고’만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사업주의 지배관리가 미치지 않고 업무 그 자체로도 볼 수 없는 통상의 출퇴근 중 발생한 재해를 업무상 재해의 범위에서 제외한 것은 산재보험의 목적 및 성격, 그리고 업무상 재해의 법리에 비추어 볼 때 당연하다. 그렇다면 비혜택근로자가 혜택근로자와는 달리 출퇴근 재해에 대하여 산재보험법상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불이익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불이익은 개별 사업장의 근로조건 및 복지수준 등의 차이에서 오는 불가피한 결과일 뿐이고, 심판대상조항 자체의 위헌적인 요소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2) 산재보험법상의 산재보험수급권은 법률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형성되는 권리로서 국가가 전체적인 사회보장 수준과 경제수준 등을 고려하여 그 내용과 범위를 정하는 광범위한 입법형성권이 인정되고, 나아가 헌법상의 평등원칙은 국가가 언제 어디서 어떤 계층을 대상으로 하여 기본권에 관한 상황이나 제도의 개선을 시작할 것인지를 선택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은 아니고, 국가는 합리적 기준에 따라 능력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법적 가치의 상향적인 구현을 위한 단계적 개선을 추진하는 길을 선택할 수 있다(헌재 1998.12.24. 98헌가1; 헌재 2001.6.28. 99헌바32 등 참조).
  대법원도 외형상으로는 출퇴근의 방법과 그 경로의 선택이 근로자에게 맡겨진 것처럼 보이나 출퇴근 도중에 업무를 행하였다거나 통상적인 출퇴근 시간 이전 혹은 이후의 업무와 관련한 긴급한 사무처리나 그 밖에 업무의 특성이나 근무지의 특수성 등으로 출퇴근의 방법 등에 선택의 여지가 없어 실제로는 그것이 근로자에게 유보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사회 통념상 아주 긴밀한 정도로 업무와 밀접·불가분한 관계에 있다고 판단되는 출퇴근 중 발생한 재해의 경우에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 줌으로써, 구체적 사정에 따라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는 출퇴근 재해의 범위를 탄력적으로 해석하여 당사자의 권리를 구제하고 있는 점(대법원 2009.5.28. 선고 2007두2784 판결; 대법원 2010.4.29. 선고 2010두184 판결 등 참조)을 고려할 때, 비혜택근로자의 보호를 위하여 통상의 출퇴근 재해를 업무상 재해에 포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더라도 이것은 국가가 앞으로 산재보험의 재정상황, 사업주와 근로자의 사회적 합의, 전체적인 사회보장의 수준 등을 고려하여 단계적으로 입법을 통하여 해결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타당한 방안이다.
  (3) 출퇴근 행위의 경우 출퇴근 방법과 경로 선택이 근로자에게 유보되어 있기 때문에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보기 어려운 반면, 출장의 경우는 사업주의 구체적인 지시·명령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업무 관련성을 인정하는 데 무리가 없고, 출장의 경우에도 사업주의 지시위반, 사적 행위, 정상경로 이탈 등의 사유가 있으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지 않는 것이므로, 양자를 구별하여 보상하는 것은 타당하다.』
   
  나. 선례 변경의 필요성 유무
  위 선례의 법정의견의 이유는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타당하고, 그 판단을 변경할 만한 사정 변경이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굳이 상황 변화로 거론할 만한 것으로는, 종전 선례에서 지적한 문제점을 반영한 개정법률안이 발의되었다가, 적절한 보상수준, 재원 확보방법, 산재보험 체계에 가져올 혼란, 민간 보험과의 관계 등에 관하여 추가로 검토·논의되어야 함을 이유로 현실화되지 아니한 입법 동향 정도가 있을 뿐이다.
  우리가 선례에서 심판대상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밝힌 것이 불과 3년 전이다. 통상의 출퇴근 재해로 말미암은 피해로부터 모든 근로자를 똑같이 보호하는 것이 우리 헌법 이념이나 가치에 보다 부합하는 길이라는 점은 종전 결정 당시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다만 구체적으로 근로자 출퇴근 재해에 관하여 산재보험제도를 어떻게 운영하여 헌법이 요구하는 이념과 가치를 실현해낼 것인지는 여전히 입법자의 입법형성 영역에 놓인 문제이다. 심판대상조항의 위헌 여부를 헌법재판 테두리 안으로 다시 끌어와 이전보다 엄격히 판단해야 할 정도로 헌법현실이 급변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고, 달리 새롭게 해석할 필요성도 찾아보기 어렵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심판대상조항에 관한 선례의 판단을 섣불리 변경할 것은 아니다.
  나아가 이 사건 법정의견이 통상의 출퇴근 재해를 산재보험법상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경우 산재보험의 재정악화 또는 사업주가 부담해야 하는 보험료 인상 우려에 대한 대책으로 제시하고 있는 방법들이라는 것은 결국 우리가 말하는 입법형성의 재량에 따른 단계적 개선 추진책과 다르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여 두고자 한다.
   
  다. 결론
  요컨대, 근로자에게 통상의 출퇴근 재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것인지 여부는 입법자가 산재보험의 재정상황, 사업주와 근로자의 사회적 합의, 전체적인 사회보장의 수준 등을 고려하여 점진적으로 결정할 문제로서, 심판대상조항을 개정하도록 입법 촉구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심판대상조항 그 자체가 헌법에 위반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밝혀둔다.
   
  9. 재판관 안창호의 법정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가. 종래 나는 2012헌가16 결정 등에서 심판대상조항이 혜택근로자와 달리 비혜택 근로자의 출퇴근 재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아니함으로써 산재보험수급권에서 이들 근로자를 차별한 것은 사용자의 지배관리 여부에 따른 차이에 근거를 둔 것으로 합리적 이유가 있어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최근 우리사회의 경제력 집중과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그에 따른 국가공동체의 통합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기초한 자유민주주의 그리고 자유와 창의, 적정한 소득의 분배와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바탕으로 한 시장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헌법재판소가 사회보장제도 관련 영역에서 헌법재판을 통해 위와 같은 사회갈등의 요소를 완화하는 입법을 유도함으로써 사회통합에 이바지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바, 사회보장제도와 관련하여 심사강도 강화 등 기본권 보장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때가 되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평등원칙 위반여부에 대해 합리성 심사를 할 경우에는 종전 2012헌가16 결정 등에서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은 합헌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나, 위와 같은 차원에서 이 사건에서 평등심사의 강도를 높여야 한다고 판단되고, 이러한 강화된 평등심사에 의하면 심판대상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배되므로 심판대상조항이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는 견해로 종래의 의견을 변경하고 법정의견에 덧붙여 아래와 같이 보충의견을 밝히고자 한다.
   
  나. 국가의 인적·물적 자원의 한계로 인하여 재원투입의 우선순위나 재원부담의 주체 등에 관한 대립과 갈등을 조정하여 사회보장과 사회복지를 사회통합의 기제(機制)로 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정치의 역할과 책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헌법이 모든 국민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선언하면서 인간다운 생활을 할 국민의 권리를 규정하고 사회보장과 사회복지의 증진에 관한 국가의 의무를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는 이상, 그 규범력의 확보와 관철을 통한 충실한 국민의 기본권 보장은 헌법재판의 몫이 될 수 있다.
  헌법재판소는 이미 인간의 존엄에 상응하는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질적인 생활’의 유지에 필요한 급부를 요구할 수 있는 구체적인 권리가 상황에 따라서는 직접 도출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헌재 2003.5.15. 2002헌마90 참조). 따라서 현대사회에서 노사갈등, 계층갈등, 세대갈등, 남녀갈등, 이념갈등, 지역갈등이 심화·확대되고 세분화·고정화 되면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 그리고 행복이 심각하게 위협받는 상황에서는 사회보장영역에서 인간의 존엄에 상응하는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질적인 생활’의 유지에 필요한 급부의 의미와 내용을 확대하거나 이에 대한 위헌심사의 강도와 밀도를 높여 나감으로써 사회적 기본권의 보장을 강화하고 실질화하여 계층간 격차와 갈등을 줄여감으로써 사회통합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다. 헌법재판소는 원칙적으로 사회보장제도 관련 입법에 대해 입법자의 광범위한 입법형성권을 인정하여 합리성 심사를 해 왔으나, 개별 사안의 특성이나 일정 요건이 갖추어진 경우에는 평등심사나 재산권 침해여부를 판단하는 방법으로 심사가능성을 확장하고 그에 따라 심사강도도 조정하여 왔다(헌재 2008.11.27. 2006헌가1; 헌재 2003.12.18. 2002헌바1 등 참조). 이에 따라, 일정한 법정요건을 갖춰 발생한 사회보장수급권은 구체적인 법적 권리로 보장되고, 그 성질상 경제적·재산적 가치가 있는 공법상의 권리로서 헌법상 재산권의 보호대상에 포함되어(헌재 2014.6.26. 2012헌바382등 참조) 재산권 심사에 준하여 위헌심사가 이루어진바, 일반적인 사회적 기본권보다 그 심사강도가 강화된다.
  그렇다면 사회보장수급권과 관련하여 비록 구체적 입법의 뒷받침을 통해 위와 같은 수준의 보호를 받는 정도에는 이르지 못했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재산권적 성격을 가질 수 있는 영역에서 위헌 여부가 문제될 때에는 그 잠재적 재산권성을 고려하여 심사강도의 강화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영역에서 평등심사가 이루어질 경우에는 자의심사에서 좀 더 강화된 심사강도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다. 왜냐하면 종래 평등심사의 경우 헌법에서 특별히 평등을 요구하고 있는 경우나 차별적 취급으로 인하여 관련 기본권에 대한 중대한 제한을 초래하게 되는 경우에는 엄격한 심사를, 그 외에는 자의금지원칙에 의한 완화된 심사를 해 왔는데, 이러한 이분법적 심사는 위 두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자의적 차별인지 여부만을 심사하게 되어 합헌을 향해 가는 형식적 심사로 귀결된다는 문제점이 있어 여러 영역에서 문제되는 차별의 양상을 모두 포섭하기에는 한계가 있음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기 때문이다.
  이에 산재보험수급권과 관련된 영역에서의 차별이 문제되는 이 사건에서 위와 같은 취지를 고려할 때 평등심사의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는지를 살펴본다.
   
  라. 산재보험제도는 직업생활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업무상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하여 재해근로자의 재활 및 사회복귀를 추진함으로써 근로자의 보호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것으로 근로자의 인간다운 생활을 위한 물질적 기초를 마련하는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다(산재보험법 제1조 참조).
  사회보장의 구체적인 내용과 방향은 삶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특별한 위험으로부터의 안전에 대한 국가의 배려와 급부라고 할 것으로 구체적으로 무엇을 사회적 위험으로 인식하고, 국가가 이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는 시대와 사회구조의 변화, 사회 전체의 복지 수준 및 복지에 대한 국민의 인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현대산업사회에서 산업재해는 근로자 개인의 주관적인 주의력의 한계를 넘어 산업사회에 내재하는 구조적 위험의 발현으로서 근로자와 그 가족의 생존에 관한 문제가 되기도 하여 이들에 대한 사회보장의 기능이 오늘날 더욱 강조되고 있다. 그 결과 현대산업사회에서 산업재해와 이로 인한 장애와 질병 등의 위험으로부터 근로자의 안전과 생존의 보장은 사회보장·사회복지의 증진을 위한 국가의무의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우리 헌법은 제34조제1항과 제2항에서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와 국가의 사회보장 및 사회복지 증진의무를, 제32조에서 근로의 권리를, 제34조제5항에서는 신체장애자 및 질병·노령 기타의 사유로 생활능력이 없는 국민에 대한 국가의 보호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이는 곧 사회보장수급권이 국가재정 및 사회적 부담능력의 한계라는 가능성의 유보 아래 법률에 의해 보장된다고 하더라도 근로현장에서 산업재해로 인한 장애·질병 등으로 ‘인간의 존엄에 상응하는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질적인 생활’에 위협을 받거나 이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국민에게는 보다 적극적으로 보호조치가 이루어져야 함을 헌법이 요청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정치과정에서 타협과 조정에 의해 결정된 제한적인 복지예산과 사용자의 보험료 부담의 범위 내에서라도 위와 같은 영역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배려와 지출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제도의 도입과 시행에 따른 문제점의 발생이 예상된다고 하더라도 전면적인 제도 도입 및 시행의 배제나 유보보다는 예외적으로 그 내용이나 적용의 범위를 일부 제한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국가가 보다 적극적으로 사회보장 증진의무를 이행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국가가 사회보장 증진의무를 이행함에 있어 단계적 상향방식의 입법을 통한 접근이 허용된다고 하더라도 그 수혜자를 한정함에 있어서는 위와 같은 헌법규정의 취지를 고려하여 보다 신중하고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산재보험수급권과 관련된 영역에서의 평등심사에 있어 그 심사의 강도를 합리성 심사에서 좀 더 강화된 수준으로 높일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마. 한편, 산재보험제도는 국가가 사회보장정책의 일환으로 실시하고 있는 사회보험제도이므로, 산재보험수급권은 기본적으로 ‘사회보장수급권’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그 수급요건·수급권자의 범위·급여금액 등 구체적인 내용이 법률에 의하여 비로소 확정되고, 일정한 법정요건을 갖춰 발생한 산재보험수급권은 구체적인 법적 권리로 보장되며, 그 성질상 경제적·재산적 가치가 있는 공법상의 권리로서 헌법상 재산권의 보호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헌재 2014.6.26. 2012헌바382등 참조). 또한 공법상의 권리인 사회보험수급권이 재산권적인 성질을 가지기 위해서는, ① 공법상의 권리가 권리주체에게 귀속되어 개인의 이익을 위해 이용 가능해야 하고(사적 유용성), ② 국가의 일방적인 급부에 의한 것이 아니라 권리주체의 노동이나 투자, 특별한 희생에 의하여 획득되어 자신이 행한 급부의 등가물에 해당하는 것이어야 하며(수급자의 상당한 자기기여), ③ 수급자의 생존의 확보에 기여해야 한다(생존보장에 기여)(헌재 2009.5.28. 2005헌바20등 참조).
  이러한 기준에서 볼 때 심판대상조항에 의해 구체적 입법으로 형성되어 혜택근로자에게 인정되는 산재보험수급권은 사회보장수급권 및 공법상의 권리로서 헌법상 재산권의 보호대상이 될 것인 반면, 비혜택근로자의 경우 심판대상조항에서 제외되어 구체적 입법으로 형성된 권리가 없는바, 위와 같은 보호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여기서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차별이 발생한다.
  그런데 통상의 출퇴근 재해에 있어 혜택근로자와 비혜택근로자 사이에 위와 같이 구체적 입법이 뒷받침되어 있는지 여부를 제외하고는 재산권성과 관련하여 그 차이를 발견하기 어렵다. 즉, 비혜택근로자에게도 재산권성 인정의 요건이 되는 사적 유용성, 수급자의 상당한 자기기여, 생존보장에 기여라는 표지는 모두 갖추어져 있으므로 비혜택근로자는 출퇴근 재해로 인한 산재보험수급권에 있어 단지 구체적 입법에 의한 권리의 형성이 유보되어 있을 뿐 잠재적으로 재산권성이 인정되는 공법상의 지위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에서 혜택근로자와 비혜택근로자 사이의 차별에 대해 평등심사를 함에 있어 이러한 잠재적 재산권성을 고려하여 그 심사의 강도를 좀 더 높일 필요가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바. 위와 같은 심사강도 강화 필요성에 근거하여 이 사건에서 심판대상조항이 혜택근로자와의 관계에서 비혜택근로자를 차별하는 것의 합리성 여부를 살펴보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이러한 차별이 헌법상 허용될 만한 정당하고 충분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를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위에서 살펴본 헌법 제34조제1항 및 제2항의 취지, 근로의 권리를 규정한 헌법 제32조제1항의 내용, 신체장애자 및 질병·노령 기타의 사유로 생활능력이 없는 국민에 대한 국가의 보호의무를 특별히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34조제5항과 국가의 재해예방의무 및 그 위협으로부터 국민에 대한 국가의 보호의무를 규정한 헌법 제34조제6항의 내용 등을 고려하면, 근로자의 통상의 출퇴근 재해 위험에 대해서는 국가와 사용자의 강화된 책임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보호영역의 특성). 그리고 산업사회의 근로자에게 근로가 가지는 의미를 고려하면 통상의 출퇴근 중 재해를 입은 비혜택근로자에 대한 급부는 필요하고 긴절하다고 할 수 있다(보호의 긴절성).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비혜택근로자에 대한 안전 배려, 급부와 관련된 의무의 이행을 소홀히 한 것으로서 비혜택근로자에 대하여 적절하고 효과적인 보호를 위한 충분한 조치를 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며, 사회보장제도로서 산재보험제도의 본질에 반하는 측면이 있다고 할 수 있다(보호수준의 적절성).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이 혜택근로자와의 관계에서 비혜택근로자를 차별하는 데 헌법상 허용될 만한 정당하고 충분한 이유가 없다고 할 것이므로 심판대상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재판장 재판관 박한철
  재판관 이정미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강일원
  재판관 서기석
  재판관 조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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